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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방을 꿈꾼다”...욕망을 드러내고자 했던 한국의 초현실주의
프랑스에서 태동한 초현실주의는 일종의 해방운동이었다. 작가들은 현실의 구속과 억압을 벗어던지고 예술로써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1920년대 말 전 세계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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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초현실주의 회화를 재조명하는 기획전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이 오는 7월 6일까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1920년대 말~1930년대 초 한국에서 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수용되고 전개됐는지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김욱규(1911~1990)와 김종남(마나베 히데오·1914~1986), 김종하(1918~2011), 신영헌(1923~1995), 김영환(1928~2011), 박광호(1932~2000) 등 초현실주의 근대미술 작가 6인의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국내외 30여 개 기관과 작가 유족, 개인이 소장해온 미공개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등 300여 점을 한자리에 펼쳤다.
현실을 낯설게 보고 인간 내면의 욕망을 드러냈던 초현실주의는 균형과 질서, 도덕과 통제를 중요시했던 당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일종의 위험한 발상으로 여겨졌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초현실주의 운동을 펼쳤던 예술가들이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체포되는 일이 허다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 사회는 일제 탄압과 전쟁으로 더욱 경직돼 있었다.
다만 화단에서 당시 초현실주의를 일부 수용하거나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작가들은 있다. 김환기의 ‘종달새 노래할 때’(1935년), 유영국의 ‘작품 β’(1937년) 등 작가들의 초기작은 초현실주의적 경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작품은 합리적인 원근법을 무시한 이미지의 극단적 확대와 축소, 왜곡 등으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김환기와 유영국은 일본 유학생 시절 초현실주의 작품을 발표했던 도고 세이지, 아베 곤고 등 일본의 전위적 작가들 영향을 많이 받았다.
1·4후퇴 때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월남한 김욱규의 작업에는 이산의 트라우마가 드러나면서도 인간과 비인간, 삶과 죽음, 폭력과 사랑,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신화적 세계가 담겨 있다. 삶은 고달팠지만 그의 그림은 울창한 숲속 한가운데 와 있는 것처럼 하나같이 몽환적이고 동화적이다.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식물과 새, 나비 등이 주요 모티브였다. 그가 그린 숲은 원초적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예컨대 새끼를 지키며 배회하는 한 쌍의 새, 절벽에서 바다와 꽃을 향해 하강하는 새 등을 매개로 사회적·현실적 모순과 심리적 갈등을 시적으로 극복하려고 했다. 반면 작품 속에서 인간은 이목구비가 없고 앙상한 모습으로 격렬한 몸짓과 손짓으로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출한다.
김종하의 초현실주의 회화가 가진 또 다른 특징으로는 독특한 화면 구성이 꼽힌다. 그가 추종했던 유럽의 초현실주의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이나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회화에는 시공간이 휘어지고 중력이 사라지는 듯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 반면, 김종하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구현하면서도 화면에 지평선을 넣거나 물체가 아래를 향하는 형상으로 중력을 의식적으로 나타냈다.
한편 5월 17일 국립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사학회와 공동 주최로 초현실주의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발굴·소개해 미술사를 보다 다채롭게 바라보고자 기획된 전시”라며 “초현실주의를 매개로 한국 근대미술사를 새롭게 조망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새로운 미적 경험과 시각, 풍성한 영감을 얻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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